'작은 땅의 야수들'은 2023년 제49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다섯 편의 연작 소설을 담고 있어요.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특히 '야수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대 사회의 폭력성과 인간 본성을 탐구하고 있죠.
작가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 숨어있는 폭력과 억압의 순간들을 포착해내요. 직장 내 괴롭힘,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요. 특히 인상적인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작가의 섬세한 시선이에요.
"우리는 모두 잠재적 야수가 될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는 충격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다가와요. 일상적 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넘어서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 구조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고 있어요.
일상 속 숨은 폭력
소설은 겉으로 보기에 평화로운 일상 속에 도사린 폭력성을 예리하게 포착해내요. "때로는 가장 사소한 순간이 가장 잔인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구절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작가는 직장에서의 미묘한 따돌림, 가정에서의 무심한 말 한마디, 학교에서의 은근한 괴롭힘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일상성을 보여줘요.
"때로는 가장 사소한 순간이 가장 잔인한 폭력이 될 수 있다"
특히 '퇴근 후 30분'이라는 단편에서는 회사 내 괴롭힘을 다루는데, 가해자조차 자신의 행동이 폭력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을 섬세하게 그려내요. 이는 우리 사회에서 폭력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장면이에요.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들이에요. "우리는 모두 서로의 야수가 될 수 있다"는 구절처럼, 피해자였던 인물이 다른 상황에서는 가해자가 되는 모습을 보여줘요.
'창문 없는 방'이라는 단편에서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던 주인공이 후에 다른 약자를 괴롭히는 가해자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이는 폭력의 순환성과 인간 본성의 양면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탁월한 설정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생각
'작은 땅의 야수들'은 단순한 폭력 고발을 넘어서는 작품이에요. 작가는 우리 모두가 가진 야수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제시하고 있어요.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작가가 독자들을 비난하거나 훈계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대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죠.
다만 몇몇 장면에서는 폭력성을 너무 노골적으로 그려내어 불편함을 주는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도 작가의 의도된 장치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을 들려주지만, 동시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도 보여줘요. 우리 모두가 가진 야수성을 인정하고 직면하는 것이 바로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특히 와닿았어요.